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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혼자서 야구장 다녀온 후기. (기아vs두산 시범경기)

 

오늘 할일도 없고, 기분전환도 필요한거 같고 그래서 야구를 보러갔다.
물론 지금은 정식시즌이 아닌 시범경기 기간이지만, 그래도 야구장에 가는거 자체가 기분전환이 될거라 생각해서 갔다. 내가 오늘 간 경기는 기아와 두산의 시범경기였다. 경기는 기아의 홈구장인 무등경기장에서 열렸다. 그간, 여러군데의 경기장을 가봤지만 무등경기장은 처음이었다.


처음 입구에 들어가서 외야쪽으로 한번 가봤다. 외야에서 본 무등경기장은 약간...아니 좀 많이 작다는 느낌이었다. 잠실은 물론이고 사직보다도 작은것 같았다. 아마도, 내가 가본 경기장 중에서 가장 작지 않을까 생각한다.
음...수원이랑 비슷하려나? 무튼, 경기는 1시에 시작인데 시간이 남아도는 잉여인 나는 12시가 되지도 않아서 도착해버렸다...그래서 이곳저곳 방황을 했다.


원래는 이 사진을 찍은곳인 3루석에서 야구를 보려고 했다. 그래도 두팀중에 두산을 좋아하기에 두산을 응원해야 겠다고 마음 먹었기 때문이다. ( 작년에 잠실가서 다수의 두산 여팬을 보고 설렜던 마음이 생각나서 그런건 절대 아님. )


처음에는 1루 응원석에는 의자가 깔려있는 반면에 3루석에는 의자가 안깔려 있어서 속으로 '원정 푸대접 돋네.;' 라고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무등경기장은 올해 의자를 새로 쫙 깔았다고한다. 사실 누가 알려준건 아니지만, 그냥 아저씨들이 와서 '오잉? 의자 바뀌었네...'라는 얘기를 듣고 알았다. 앉아서 뭐할까...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경기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오더니 아직 경기장 준비가 다 안되었다고 3루석이 아닌 다른곳에 가서 보라고 했다. 그래서 어딜갈까 하다가 가운데쪽의 지정석이 눈에 들어왔다. 시즌이었다면 가난한 학생신분으로 꿈꿀수 없는곳! 부르주아의 상징! k5석과 k7석이 있는 지정석 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지정석으로 가다가 입구를 찾지 못하고 약간 해매는 바람에 1루석 응원석으로 가버렸다. 옆으로 통하는 출구가 있기에 이곳을 경유해서 지정석으로 가기로 했다. 가는김에 사진 한방 찰칵!,...


위엄돋는 지정석으로 왔다. 경기장도 작고 좌석도 가까워서 그런지 실감났다. 약간의 오버를 더해서 말하자면, 투수가 던지는 공을 내가 받아야할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역시 비싼건 돈값을 하는구먼!)

 


경기시작! 나의 자리는 여전히 지정석 ㅋ


정말 돋는 사실은 나의 옆자리는 물론이고, 옆라인까지 아무도 없었다는것이다. 사람은 내 예상보다 많았는데 내 옆에만 없ㅋ엉ㅋ 아웃사이더의 패기를 느끼고 사람들이 아무래도 내 라인을 기피한것 같다...


오늘 나의 점심은 햄버거였다. 무등경기장 내에있는 편의점에서 구매해서 먹었다. 원래는 야구장에서 치킨이 진리라는것을 내가 모를리야 없지만, 혼자서 먹기엔 뭔가 뻘쭘했고, 돈도 없었다...사람들은 역시 야구장의 진리라는 치맥을 즐겼지만, 다른 사람과 같은것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햄버거와 콜라를 먹었다...(는 훼이크고 같이 먹을 사람이 없ㅋ엉ㅋ)


4회정도부터는 지정석이 아닌, 1루석으로 자리를 옮겨 경기를 봤다. 지정석은 경기를 눈앞에서 보는것 같은 착각이 들정도로 좋았지만, 타구의 방향이라던가 이런게 한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측면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라인을 혼자 장악한게 창피해서가 절대아님.)

난생처음 야구장을 혼자가서 느낀것은 나름 재밌다라는것이다. 혼자가면 쓸쓸한건 사실이지만, 야구만을 보기에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완벽한 착각이겠지만, 내가 구단의 스카우터가 된듯한 느낌도 받을수 있고 야구 자체에 집중할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역시 여러 사람 같이가서 같이 응원하는 야구관람의 재미에는 비할바가 못된다...

그리고, 무등경기장을 보니 좀 많이 실망스러웠다. 왜그렇게 기아 팬들이 새로운 구장을 원했는지 알수있었다. 저런 경기장에서 지난시즌 올스타전이 치러졌다는게 믿기지가 않았다. 그래도 의자를 새로까는등의 노력을 하는것을 보면 기아라는 팀이 야구팀에 애정이 상당하다는것을 느낄수는 있었다. (뭐 광주시가 그럴수도 있고.)

다음부터는...야.구.장.에.혼.자.가.지.않.겠.다.